“건조해서 그런가 했는데”
진료실에서 코피 얘기를 꺼내시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코를 세게 풀지도, 파지도 않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피가 묻어 있다고요. 처음에는 다들 실내가 건조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가습기부터 들여놓으십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도 반복되고, 자세히 여쭤보면 누런 콧물이나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가 함께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코피와 콧물이 왜 같이 오는가
부비동에 염증이 오래 고여 있으면 그 안쪽 점막은 계속 붓고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 점막 표면이 얇아지고, 그 아래 있는 실핏줄이 자극에 쉽게 터지는 상태가 됩니다. 특히 콧물이 코 앞으로 나오지 못하고 안쪽에 고여 있다가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로 흐르는 구조라면, 그 통로에 있는 점막이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자극을 받습니다. 코를 세게 풀지 않아도 코피가 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건조함은 방아쇠 하나일 뿐이고, 바탕에는 염증이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가 먼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조합일 때 눈여겨봐야 하는지
다음 중 두 가지 이상이 겹친다면 단순 건조증보다 부비동 쪽을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 코피가 한쪽 콧구멍에서만 반복된다
- 누런 콧물이나 후비루가 3주 이상 이어진다
- 코피 후에도 코 안이 계속 텁텁하거나 냄새가 난다
- 가습기를 써도 빈도가 줄지 않는다
저는 이런 경우 코피 자체를 지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그 자리 점막이 계속 얇아지는지를 봅니다. 면역이 과민하게 반응해서 염증을 계속 만들어내는 쪽인지, 배출 통로가 좁아져 고인 염증이 오래 머무는 쪽인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집니다. 두 가지가 겹쳐 있는 분도 많습니다.
지혈제만으로는 반복을 막기 어렵습니다
코피가 잦다고 지혈에 도움 되는 약이나 연고만 쓰시는 분들이 계신데, 표면 혈관을 다스리는 것과 그 혈관이 왜 약해졌는지를 다루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천안에서 진료를 보면서 저는 콧물의 색과 점도, 후비루가 시작된 시점, 코막힘의 좌우 패턴을 함께 여쭤봅니다. 코피는 결과이고, 그 앞에 있는 염증의 흐름을 먼저 정리해야 재발 간격이 늘어납니다.
진료 안내
천안 서북구, 불당, 쌍용동, 두정, 아산에서 콧물과 후비루가 오래가면서 코피까지 겹치신다면 한 번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저녁 9시까지 야간진료를 하고 있어 퇴근 후에도 들르실 수 있습니다.
이지원 대표원장 · 사상체질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