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인데 왜 한 아이만 심할까요
천안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오시는 부모님들 중에 이 질문을 하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같은 걸 먹이고 같은 로션을 발라줬는데 왜 형은 멀쩡하고 동생만 이렇게 심하냐”는 것입니다. 유전적으로 아토피가 잘 생기는 체질이 부모에게서 아이에게 전해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 소인을 물려받았다고 해서 모두 같은 정도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유전자, 다른 발현
아토피는 하나의 원인 유전자로 결정되는 병이 아닙니다. 피부 장벽을 만드는 단백질의 기능, 면역세포가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민감도, 장내 환경을 조절하는 능력까지 여러 조건이 겹쳐서 증상으로 드러납니다. 형제라도 이 조합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습니다. 한 아이는 피부 장벽 쪽이 약하게 태어났고, 다른 아이는 장벽은 튼튼하지만 면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쪽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둘 다 ‘아토피 체질’이라 불려도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여기에 태어난 순서나 초기 수유 방식, 항생제 사용 이력, 감기를 앓은 횟수 같은 후천적인 조건까지 더해지면 두 아이의 피부 상태는 더 벌어집니다. 첫째보다 둘째가 어린이집을 일찍 다녀 감염에 자주 노출됐다거나, 반대로 첫째가 항생제를 더 자주 먹었다거나 하는 식의 사소한 차이가 쌓입니다.
반복되는 이유는 조건이 겹치기 때문
제 진료실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아토피가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만큼 좋아졌다가 다시 오르는 것도 한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피부만 가라앉혀 놓아도 장 상태가 흔들리거나 잠을 못 자는 날이 이어지면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옵니다. 형제 중 유독 예민한 아이는 이 조건들이 조금만 어긋나도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고, 덜 예민한 아이는 같은 조건에서도 버티는 폭이 넓은 것뿐입니다. 어느 쪽이든 관리해야 할 항목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진료에서 보는 것
저는 형제를 함께 보게 되면 두 아이를 비교하기보다 각자의 패턴을 따로 봅니다. 언제 심해지고 언제 가라앉는지, 어떤 자극에 먼저 반응하는지를 아이별로 기록해가며 체질과 현재 몸 상태를 함께 확인합니다. 사상체질과 전문의로서 아이마다 타고난 체질 경향을 참고하되, 그 경향이 지금 어떤 조건과 겹쳐서 증상으로 나타나는지를 함께 짚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진료 안내
형제를 함께 데리고 오시는 경우 진료 순서를 미리 안내해드리니 방문 전 문의하시면 편합니다. 월요일과 금요일은 21시까지 야간진료를 하고 있어 낮 시간을 내기 어려운 부모님도 퇴근 후 아이를 데리고 오실 수 있습니다.
이지원 대표원장 · 천안미소로한의원


